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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고전 서체인‘판본필사체’로 다양한 자형의 감성 표현이 가능한가? - 3 -




한글

고전 서체인‘판본필사체’로

다양한 자형의

감성 표현

가능한가?


- 3 -




먼저.... 주지할 것은, 

처음부터 의도했던대로 진행되지는 않는 것같아 안타까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계통에서 몸 담아온 사람으로서.... 아무 이유없이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대전제를 놓고 고심했음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문제는 많은 논쟁을 불러 오겠지만.... 그 논쟁을 감수하고라도 지금의 현 시점에서는 제가 집고 넘어가야만 한다는 당위성이 있음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먼저 당부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점 혜량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상] 세종어제[훈민정음]  [하] 오대산상원사중창권선문


 

세종어제[훈민정음](世宗御製訓民正音)


<세종어제[훈민정음]>은 새로 창제한 [훈민정음]을 설명한 한문해설서로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최항, 박팽년, 강희안 등 집현전 학자들이 지은 목판본입니다. 언해본은 본디 한문으로 되어 있던 것이 1459년(세조 5년) 간행된 <월인석보>에 실린 [훈민정음]의 어제 서문과 예의(例義) 부분이 [한글]로 번역되어 〈세종어제[훈민정음]〉으로 합본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상 <언해본>이라고 합니다.


  [훈민정음] 원본의 한자가 정자에 가까운 행서체인데 반해 이 언해본의 한자는 필선의 강약과 굵기를 알맞게 나타낸 해서체입니다. 


  [한글]의 자형은 해서의 필법으로 쓰여 기필, 행필, 수필의 단계가 분명하고 굵기 변화가 뚜렷하여 필사본의 느낌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글] 부분은 큰 글자와 작은 글자가 있는데 큰 글자는 글자 길이가 짧아 정방형에 가깝고 아래아의 점이 길게 쓰여져 있습니다. 


  모음의 가로획이나 세로획의 길이가 길어져 정방형의 자형을 벗어나게 됩니다. 특히 세로획은 좌상의 방향에서 기필하여 방향을 수직으로 바꾸어 내려 그었고, 수필 부분에서는 가늘게 뽑아 쓰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또한, 가로획의 기필, 행필, 수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며 오른쪽으로 가면서 약간 가늘어지고 수필은 둥글게 썼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동국정운>, <월인천강지곡>과는 달리 국한문이 통일된 필획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홍무정운역훈>에서 시작된 필획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 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되어 집니다. 이 점에 우리가 생각을 많이 하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가해야만 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대산상원사중창권선문(五臺山上院寺重創勸善文)


  세조 10년(1464년)에 혜각존자 신미가 학열, 학조 등과 함께 세조를 위하여 오대산 상원사를 중수할 때 지은 글로 세조와 상원사 및 신미와의 관계를 살필 수 있는 역사적인 사료이며, [훈민정음]을 제정한 이후에 필사한 가장 오래된 자료로, 조선 초기의 [한글] 서체를 살피는 데에 매우 귀중한 자료입니다.  


  세조대왕의 양전(兩殿)이 상원사 중창 때에 내린 권선문으로 1책은 한문으로 쓰였고, 다른 책은 국한문을 혼용한 필사체로 쓰였으며.... [한글]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이것에서 한문 해서의 필법을 기필과 수필에서 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필획이 오른쪽으로 약간 올라가고, 기필, 행필, 수필의 단계를 분명하게 표현한 것을 보면.... 우리 한글의 필세가 느껴집니다. 또한, 초성의 크기가 대체로 작아지고 세로획이 길어지면서 써내려간 필획에서 공간감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으며, 자간과 행간의 조화는 물론 한자와의 조화가 잘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판본 고체가 이미 필사체로 변화하여 안정된 자형과 유려함, 그리고 세련미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점에 우리는 새로운 서체를 창조하겠다는 생각을 물론 가져야만 하지만.... 창제원리에 반하는 논리아 서체를 개발한다는 것은 우리가 눈여겨 보고 평가를 해야만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