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놀라게 한
너무 아름답고 순수한 시. 100세 시인이신 시바타 도요 할머니의 글들을 선사합니다!
♤ 약해지지 마 ♤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거야~! 나도 괴로운 일이 많았지만, 살아 있어서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 저 금 ♤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 살아갈 힘 ♤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 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 말 ♤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를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 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 하 늘 ♤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 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에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 나 ♤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 비 밀 ♤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 바람과 햇살과 나 ♤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 화 장 ♤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고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 어머니 ♤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 나에게 ♤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 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 잊는다는 것 ♤
나이를 먹을 때마다....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걸 외롭다고 여기지 않게 된 건 왜 일까? 잊어 가는 것의 행복. 잊어 가는 것에 대한 포기. 매미 소리가 들려오네~!
♤ 너에게 ♤
못 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나서.... 뭔가를 붙잡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 아침은 올 거야 ♤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해.......” 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거야~!
시바타 도요는 올해 100세의 할머니이다. 도요가 자신의 장례 비용으로 모아둔 100만 엔을 털어 첫 시집 '약해 지지마'를 출판한 후에.... 100만 부가 돌파되어, 지금 일본 열도를 감동시키고 있다.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 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져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다. 이후 전통 료칸과 요리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런 와중에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그 후에는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정직하게 살아왔다.
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그 손으로 써 낸.... 평범한 이야기가 지금 초 고령사회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일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위로가 현해탄을 건너와 한국 사람들에게 그리고 미국에도 전해져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바람이 유리 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 배운 것도 없이 늘 가난했던 일생. 결혼에 한번 실패했고, 두 번째 남편과도 사별한 후.... 20년 가까이 혼자 살면서 너무 힘들어 죽으려고
한적도 있었던 노파.
하지만, 그 질곡 같은 인생을 헤쳐 살아오면서 100년을 살아온 그녀가 잔잔하게 들려주는 얘기에 사람들은 감동을 먹고 저마다의 삶을 추스르는 힘을 얻는다.
인생이란 늘 지금부터야~! 그리고....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그러니, 약해지지 마~!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살아 있어서 좋았어.
시바타 도요 (しばたとよ, Shibata Toyo) : 시인 1911년 6월 26일 ~ 2013년 1월 20일
[옮겨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