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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 시나리오는 현실화될까? < 인류 위협하는 인수공통 전염병의 대유행 > 그 때는 어떻게 막아야 할까? David Kim / by David Quam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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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 시나리오는 현실화될까?

인류 위협하는 인수공통 전염병의 대유행 >

그 때는 어떻게 막아야 할까?


David Kim / by David Quammen


2008년 6월. 네덜란드 여성인 아스트리드 요스텐은 남편 야프 타알과 함께 우간다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이 두 사람의 첫 아프리카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 여파는 그들이 감당키 어려울 만큼 컸다.


당시 41세의 요스텐은 네덜란드 남부 노르트브라반트주의 한 전기회사에서 경영분석전문가로 일하고 있었다. 재무 관리자였던 남편과 해외여행을 즐기곤 했는데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 다녀 온 뒤 아프리카에 매력을 느껴 모잠비크, 잠비아, 말리 등지를 여행했다.


이번 우간다에서는 산악 고릴라 등 야생 동물을 만나고 우간다의 문화를 둘러볼 참이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고릴라들이 사는 브윈디천연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가이드가 예정에 없던 장소를 하나 추천했다. 


마라마감보라는 숲이었다. 그곳에 있는 일명 '비단뱀 굴'에 가면 거대한 아프리카 바위 비단뱀이 한가로이 노닐다가 박쥐를 잡아먹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구렁이굴 탐사를 그리 반기지 않았지만 아스트리드 부부는 얘기가 달랐다.


"저희는 항상 이렇게 말했죠. 어쩌면 여기 와보는 게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요.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해 봐야지 않겠어요?"


이들은 마나마감보 숲까지 차를 타고 이동한 뒤 1.5㎞ 정도 오르막길을 걸어가 작은 연못에 도착했다. 그 근처에 이끼와 식물들로 뒤엉킨 구렁이굴 입구가 아주 낮고 어두운 곳에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이윽고 아스트리드 부부와 가이드, 그리고 또 한 명의 여행객이 동굴 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요스텐에 의하면 동굴 내부는 발을 내딛기 힘들만큼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웠다. 상한 과일 같은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고 바닥에는 박쥐 배설물이 두텁게 쌓여 있었다. 그녀의 생각으로 이 동굴은 개울에 의해 형성된 것 같았다. 적어도 물이 흐른 적이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이 동굴은 학명이 '로우세투스 아에집티아투스(Rousettus aegyptiacus)'인 이집트 과일 박쥐의 주요 서식지다. 까마귀 크기의 이 박쥐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비교적 흔한 종으로 동굴 천정에 새까맣게 들러붙어 있었다.


대충 봐도 수천 마리는 될 것 같았는데 사람의 침입을 감지하면서 소란스럽게 이리저리 움직였다. 부부는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언제든 벽에 손을 짚을 태세를 갖추고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며 이들을 관찰했다. 훗날 타알은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것 때문에 요스텐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해요. 아마 그녀는 감염된 박쥐의 배설물이 뒤범벅된 바위를 손으로 만졌을 거예요.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그 손으로 얼굴을 만졌거나 사탕을 까서 먹었겠죠. 그래서 병에 걸린 걸 겁니다."


당시 가이드를 포함한 그 누구도 아스트리드 부부에게 아프리카 박쥐들이 사는 동굴의 위험성을 알려주지 않았다. 부부는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마르부르그(Marburg)병이나 그 원인균인 마르부르그 바이러스는 생전 들어본 적도 없었다.


부부가 동굴에 머물렀던 시간은 10분 남짓. 이후 그들은 둔해 빠진 비단뱀을 본 뒤 동굴을 빠져나와 우간다 야생 여행을 계속했다. 산악고릴라도 만났고, 보트 여행도 즐겼다. 그리고 여객기를 타고 암스테르담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동굴 관광을 한 지 13일이 지난 어느 날 요스텐이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만 해도 단순한 독감으로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녀의 체온은 갈수록 올라갔고, 며칠 만에 장기부전을 일으켰다. 

병원의 의사들은 그녀가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마르부르그 바이러스나 라사(Lassa)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얘기를 듣던 타알이 되물었다.


"마르부르그요? 그게 뭔가요?"


위키피디아로 검색해보니 치사율이 높은 매우 위험한 병원균이라 적혀 있었다. 마르부르그 바이러스는 엄밀히 말해 '필로바이러스(filovirus)'라 부르는 게 맞다. 악명 높은 에볼라바이러스의 가장 가까운 친족이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1967년 서독의 마르부르그로 수출된 한 무리의 의학연구용 아프리카 원숭이에게서였다. 원숭이를 감염시킨 마르부르그 바이러스는 연구소 직원들에게 전염됐고, 이들 중 5명이 사망했다. 이후 수십 년간 수백 명의 아프리카인들이 감염됐고, 감염자의 90%가 숨졌다.


증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의사들은 집중 치료와 격리 조치를 위해 요스텐을 네덜란드 서부 조이트홀란트주 레이던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 그곳에서 요스텐은 두드러기와 결막염 증세를 추가로 보였고, 출혈도 일으켰다. 결국 의사들은 항바이러스 제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물을 활용한 인위적 혼수상태를 유도키로 결정했다. 그녀가 의식을 잃기 전 타알은 격리실의 아내를 찾아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 며칠 후면 다시 볼 수 있을 거야."


그 즈음 혈액 샘플 검사 결과가 도착했다.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감염이었다. 의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됐고, 모든 장기가 기능을 멈추면서 뇌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뇌부종이 유발됐다. 오래지 않아 뇌사 판정이 내려졌다.


"의료진들은 가족들이 도착할 때까지 아내의 생명을 몇 시간 연장시켜 줬어요. 모두 모이고나서 산호호흡기를 떼자 몇 분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호주에서 말 한 마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었다. 이후 숨진 말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 원인불명의 질병에 걸렸다. 중앙아프리카에서는 침팬지의 사체를 먹은 사람들이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 2002년말 처음 발생해 6개월만에 13개국 1,600명을 감염시키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즉 사스(SARS)는 중국 남부의 한 야생동물 식당에서 요리로 내놓은 사향고양이 한 마리가 원인이었다.


이외에도 소름 돋는 사례들은 아주 많다. 그리고 이 사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패턴이 하나 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새로운 전염병, 그래서 판데믹을 초래할 수도 있는 전염병은 다름 아닌 야생동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질병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 부른다. 인간이 감염될 수 있는 전염병 중 60%가 바로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대부분의 경우 바이러스, 박테리아, 진균, 원생생물, 프리온, 기생충에 의해 감염되는데 이 가운데 가장 골치 아픈 존재가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고, 환경에 잘 적응하며, 인간들의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항생제에 대한 내성도 강하기 때문이다. 항바이러스제 또한 가뭄에 콩 나듯 효과를 발휘한다.


바이러스 중에서도 RNA를 유전자로 갖고 있는 RNA 바이러스는 유독 위험하다. 1918년 5,000만명의 희생자를 낸 스페인독감과 에이즈, 사스가 RNA 바이러스에 의한 병이다. 4년간의 휴지기를 거쳤다가 올 여름 우간다에서 다시 튀어나온 에볼라를 비롯해 마르부르그, 라사, 뎅기열, 광견병, 웨스트 나일(West Nile), 니파(Nipha)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필자는 지난 5~6년간 에볼라, 사스, 에이즈(HIV-1, HIV-2), 박쥐 매개 바이러스의 전문가들을 위시한 권위 있는 병리학자들과 보건당국 관계자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해왔었다. 


가까운 미래에 치명적 독성과 전염력으로 판데믹 상황을 일으켜 수천만 명을 살상할 수 있는 새로운 질병이 나타날 것으로 보는 지가 첫 번째 질문이었고, 만약 그렇다면 그 질병은 어떤 모습이며 어디에서 왔을 것으로 생각하는지가 두 번째였다.


첫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다양했다. 불가능하지 않다는 미온적인 의견부터 꽤 높은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까지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질문의 답은 거의 하나로 모아졌다.


그렇다. 인수공통전염병이었다. 특히 RNA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 집중 거론됐다. 이들은 늘 새로운 강력한 전염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판데믹 상황에서의 비상대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바이러스로 인한 신종 전염병의 창궐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었으며, 언제라도 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판데믹이 현실화될 경우 그 범인은 RNA 바이러스가 유발한 인수공통전염병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견한다.


아스트리드 요스텐의 삶을 빼앗은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그녀의 사례를 다음번에 나타날 새로운 강력한 전염병의 패턴에 대입시켜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바이러스의 진화 방식을 알아야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전염병역학센터의 에드워드 C. 홈즈 박사는 바이러스 진화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에 앉아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우라실(U), 티민(T) 등 바이러스의 5개 유전자 코드의 순서를 분석해 그 변화 양상을 파악한다.


그의 연구실은 작고 편안하며 책상과 테이블, 의자 몇 개가 놓여 있다. 책장에는 책이 몇 권 있고, 파일과 논문들도 몇 개 보인다. 생각하는 사람의 방 답다. 책상 위에는 큰 모니터가 딸린 컴퓨터도 있다. 그의 연구실에서 보이는 것은 이게 전부다.


영국 잉글랜드에서 태어는 홈즈 박사는 런던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을 거쳐 이곳으로 왔다. 필자와 마주 앉은 그의 첫 대사는 이랬다. 


"요즘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병원균이 RNA 바이러스입니다."


필자는 'RNA 바이러스의 등장과 진화'라는 그의 책을 접하고 홈즈 박사를 찾았는데 그는 책의 내용 중 중요한 부분들을 다시 요약해줬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RNA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아니 그 어떤 병원균과도 반대되는 성격을 지닌다. 또한 세상에는 심각하리만치 엄청나게 많은 RNA 바이러스들이 존재하며 그들 중 많은 종은 인류가 등장한 이후 생겨났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RNA 바이러스는 바다에도, 흙과 숲 속에도, 도시에도 있어요. 박테리아, 진균, 식물, 동물을 감염시키죠. 세포로 이뤄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하나 이상의 RNA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돼 있을 개연성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인간들이 이들을 살펴보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 확실히 단언할 수는 없지만요."


홈즈 박사는 또 RNA 바이러스는 진화가 잘 이뤄지며 어디에든 신속히 적응한다고 했다. 변화무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이런 능력의 원천을 그는 두 가지로 설명했다. 변이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개체수가 매우 많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두 요인이 하나로 합쳐지면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은 향상될 수밖에 없죠."


실제로 RNA 바이러스는 자기 복제 속도가 빠르고, 숙주 내에서 신속히 거대한 바이러스 개체군을 이룬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급성 감염을 일으키고, 단시간 내에 강력한 세력을 과시했다가 어느새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 녀석들에게 감염되면 결과는 둘 중 하나뿐이다. 바이러스가 전멸하거나 숙주가 목숨을 잃는다.


급성 감염은 숙주 외부로 바이러스가 유출된다는 의미와도 같다. 콧물, 기침, 구토, 출혈, 설사 등 경로는 다양하다. 덕분에 바이러스는 또 다른 숙주를 감염시키기가 더 쉬워진다. 


이뿐 만이 아니다. RNA 바이러스는 항상 숙주의 면역체계를 앞서 나가려 하며, 면역체계에게 패배하기 전에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신속히 움직인다. 예외가 하나 있다면 에이즈바이러스(HIV)로 이들은 느리게 움직이는 '만만디' 전략을 구사한다.


어쨌든 신속한 복제와 변이에 힘입어 이들은 유전적 다양성이 탁월하다. A라는 숙주에서 B라는 숙주로 옮겨가도, 심지어 B 숙주가 A와는 전혀 다른 종이라도 이 같은 유전적 다양성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 환경이 얼마나 열악하든 말이다.


대다수 DNA 바이러스들은 RNA 바이러스와는 정반대 양상을 보인다. 변이 속도가 느리고, 개체군의 크기도 작다. 홈즈 박사의 표현으로는 DNA 바이러스의 생존전략은 한 우물 파기다. 


결코 면역체계를 추월하려 들지 않고, 면역체계의 감시망을 피해 은밀하게 숨어 지낸다. 자기 복제는 아예 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적당한 공격시점이 올 때까지 세포 내에서 휴식을 취한다. 필요하다면 몇 년이라도 이 상태로 기다린다.


같은 이유로 전염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숙주의 체내에 머무르면서 성관계, 가족 간 신체 접촉 등 전파 속도가 느린 경로에 만족한다. 이로 인해 DNA 바이러스는 태생적으로 새로운 종의 숙주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너무 보수적이어서 예전의 성공사례에만 집착한다.


다만 DNA 바이러스의 안정성만큼은 RNA 바이러스가 흉내도 못낼 수준이다. 이는 유전자 분자 구조와 복제 방식에서 기인한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새로운 유전자 가닥을 만들고 점검하는 데 DNA 중합효소를 사용한다. 반면 RNA 바이러스가 동일한 일에 투입하는 중합효소는 에러율이 상당하다. 


DNA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싸구려 엉터리 효소다. 서열이 잘못된 RNA 뉴클레오티드 염기를 점검하지도, 역추적하지도, 수정하지도 못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정보를 많이 담기 위해선 게놈이 커야 하는데 RNA 바이러스의 게놈은 뉴클레오티드의 숫자가 3,000~3만개 정도로 DNA 바이러스와 비교해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DNA 바이러스의 효소만큼 유용한 효소를 만들려면 뉴클레오티드가 훨씬 많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RNA 바이러스의 게놈은 왜 그리 작을까.


"RNA 바이러스의 자기복제는 대단히 부정확하기 때문에 복제 시 많은 정보가 투입 될수록 오류가 누적될 가능성도 커져서 아예 정보량을 줄인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가지 사실은 RNA 바이러스에게 있어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의 문제와도 같다. 변이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작은 게놈을 가져야 하는 한계에 묶여 있지만 게놈이 작은 덕분에 변이속도가 빠를 수 있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이를 '아이겐의 패러독스'라 한다. 


독일의 화학자이자 1967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만프레드 아이겐 박사가 주창한 것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아이겐 박사는 자기 복제를 연구하던 중 분자의 크기 한계를 발견했다. 변이 속도 이상으로 분자가 커지면 오류가 너무 많이 발생, 더 이상의 복제가 불가능해지면서 사멸하게 된다는 한계였다.


이러한 한계에 묶인 RNA 바이러스는 큰 개체군을 만들고 빠르고, 빈번하게 전파되면서 오류 확률이 높은 자기 복제의 위험에 대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이겐의 패러독스라는 굴레를 벗어날 길은 없지만 자신들의 불안정성을 잘 이용해 오류를 복제함으로서 수많은 변종을 만들어 내고, 많은 변종을 통해 더 빠르게 진화하며 패러독스를 피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RNA 바이러스와 달리 DNA 바이러스는 아이겐의 패러독스에 구애받지 않고 더 큰 게놈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숙주의 유전자를 빼앗는 경우도 있다. 즉 RNA 바이러스가 처한 상황적 한계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은 DNA 바이러스와 사뭇 다르다. 변이 속도를 낮출 수도, 게놈을 크게 만들 수도 없다.


"그 점에서 보면 꽤 난처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이죠."


만일 우리가 오랫동안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도 없고, 낭비할 시간도 없지만 적응 능력 하나만큼은 극강이라 할 수 있는 RNA 바이러스와 동일한 처지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도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 유리한 장소를 찾아 끊임없이 움직였을 것이다. RNA 바이러스가 다양한 생물종 사이로 전염되는 근원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의 잇단 출현은 인류가 스스로 자초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디에서 어디로 전염되느냐고? 앞서 말했듯 어디로든 가능하다. 원숭이로부터 다른 영장류로, 쥐로부터 다른 설치류로, 초식동물로부터 육식동물로. 이러한 전염은 다른 지역과 고립된 숲을 포함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에서 한층 손쉽게 이뤄진다. 따라서 과학의 감시망에 잘 걸리지 않는다. 이들이 감시망에 포착되는 것은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전염될 때다.


이와 관련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을 '보유 숙주(reservoir host)'라고 한다. 원숭이가 될 수도, 박쥐나 쥐일 수도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바이러스가 보유 숙주와는 일종의 장기 휴전 협정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보유 숙주를 감염시키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 것. 


하지만 다른 종으로 전염됐을 때는 안면을 싹 바꾼다. 예전 숙주와 맺었던 협정은 새로운 숙주에게 통하지 않는다. 전투모드로 돌입, 맹렬히 공격한다. 새로운 숙주가 인간이었을 때 우리가 눈치 챌 수밖에 없는 이유다.


1969년 처음 보고된 라사 바이러스를 필두로 에볼라, HIV-1, HIV-2, 신 놈브레(Sin Nombre), 헨드라(Hendra), 조류독감, 니파, 웨스트 나일, 사스, 신종플루 등 RNA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병이 이렇게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희귀하지만 일단 감염되면 치명적 위해를 가하는 마르부르그 바이러스도 이들에 이어 인간을 찾아온 바이러스 연합군의 일원이라 할 수 있다.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방문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인간이 자행한 환경파괴 때문에 야생동물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격리돼 있었던 보유 숙주들과 인간의 접촉 빈도가 늘고 있다. 게다가 도시화와 인구 증가, 항공여행 활성화 등의 생활양식 변화가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신속한 전파를 촉진한다. 


결국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의 출현과 활발한 전염, 사라졌던 인수공통전염병의 잇단 부활은 무고한 인류에게 불현 듯 들이닥친 재앙이라기보다는 인류가 했었던, 혹은 현재 하고 있는 행위가 반영된 결과물일 수 있다.


실제로 20여년전 50억명 남짓했던 세계 인구는 70억명을 돌파했다. 90억명은 돼야 증가세가 멈출 태세다. 먹고, 잠잘 곳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는 거대한 숲과 생태계를 파헤쳐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콩고, 아마존, 보르네오섬, 마다가스카르, 뉴기니, 호주 동북부 등이 그 피해지역이다. 거기서 발견된 야생동물을 사냥해 먹었고, 야생동물이 살던 곳에 집과 마을을 세웠다. 열매가 익어서 떨어지기를 기다릴 틈 없이 나무를 흔들어 과실을 먹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인구증가는 또 가축들의 증가도 불러왔다. 그렇게 무수한 야생 초식동물의 자리를 소와 돼지, 닭, 오리, 양, 염소가 차지했다. 가축들의 원활한 수출입을 위해 항생제 투입도 주저하지 않았으며 신기하게 생긴 야생동물은 애완동물로 거래했다. 돈이 된다면 어떤 미생물이 들어있을지도 모를 동물 가죽과 야생동물의 고기, 야생식물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도시와 대륙을 오가는 인간들의 여행 속도는 가축들의 수출입보다도 빠르다. 언제든 동남아의 원숭이 사원, 인도의 힌두교 사원, 남미의 고대 유적, 네덜란드의 낙농마을, 아프리카의 박쥐 동굴, 호주의 원시 생태계를 찾아가 그곳의 공기를 마시고,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원주민들과 악수를 한 다음 여객기에 올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인간이 만들고, 행하는 이 모든 상황은 새로운 숙주를 찾아 헤매는 바이러스들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홈즈 박사 등 전문가들의 판단대로 야생동물로부터 유래된 인수공통전염병이 정말 인류의 안보에 심대한 위협요인이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은 더 배워야 한다. RNA 바이러스는 어디에나 있고, 과학이 정체를 규명한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보유 숙주를 추적해 샘플을 확보한 뒤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진 것은 더 적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밟지 않고서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없다.


"인수공통전염병들의 실체와 전염 메커니즘을 파악하려면 전 세계를 뒤져서라도 가급적 많은 병원균을 찾아내 배양해야 해요. 그렇게 팔팔한 상태의 바이러스를 관찰하고, 게놈 서열을 분석한 후 각 바이러스의 가계도에 맞춰 분류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관련 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절대로 만만한 일이 아니에요. 동물 생태학자, 전염병 학자, 미생물 분자계통학자, 바이러스학자 등이 모두 나서서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만 하죠."


판데믹 봉쇄 프로젝트


예측: 판데믹을 막을 최선의 방책은 전염병 발병 전에 잠재적 판데믹 유발 병원균을 파악하는 것이다. 현재 전염병 관련기관들의 컨소시엄인 '프리딕트(PREDICT)'가 미 국제개발처(USAID)의 자금을 받아 인수공통전염병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전염병 고위험 국가 20개국에서 병원균을 추적, 샘플을 수집하고 있는데 지난 3년간 발견한 신종 바이러스만 100종 이상이다.


전염 경로 모델링: 인수공통전염병이 이미 발병했다면 확산방지가 최선이다. 여기에는 미래 전염 경로를 정확히 예측할 모델링이 필요하다. 토론토대학의 '바이오디아스포라(BioDiaspora)' 프로젝트팀이 바로 그런 일을 하고 있다. 곤충의 숫자, 인구 구성, 항공편 항로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전염 예상 경로 지도[위]를 만든다. 보건당국은 이 지도를 사용, 대응방안을 수립할 수 있다.


치료: 판데믹이 현실화됐을 경우 신속한 백신 접종이 필수다. 하지만 대다수 제약사들은 새로운 백신 생산에 9개월이나 걸린다. 이에 미 정부는 2015년까지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 등 3개 주에 새로운 백신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설비들은 4개월 내에 1억5,000만병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 수년 동안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때문에 숨진 사람은 요스텐 한 사람만이 아니다. 2007년에도 그녀가 찾았었던 박쥐 동굴 인근에 위치한 키타카 동굴에서 일하던 광부들 중 네 명이 감염돼 한 명이 숨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2007년 8월, 국제긴급대응팀이 우간다 보건부를 돕기 위해 현지에 모였다. 대응팀에는 세계보건기구(WHO), 미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 등에 소속된 과학자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CDC에서는 필로바이러스 전문가인 피에르 롤린 박사를 중심으로 조나단 타우너, 브라이언 암만, 세레나 캐롤 박사를 보냈고 WHO는 피에르 포멘티 박사, NICD는 밥 스와네포엘, 앨런 캠프 박사를 투입됐다. 이들 모두는 연구실과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에볼라 및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문제가 된 키타카 동굴에는 이집트 과일박쥐 1만 마리 정도가 살고 있었다.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의 보유 숙주로 의심되는 유력한 대상이었다. 대응팀원들은 각각 방호복과 고무장화, 보안경, 방독면, 장갑, 헬멧으로 무장한 채 광부들의 안내를 받아 동굴 내로 진입했다. 이곳의 바닥도 박쥐 배설물로 잔뜩 덮여 있었다.


광부들은 낮게 매달려 있는 박쥐들을 쫓기 위해 손뼉을 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놀란 박쥐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고, 암만 박사가 그중 한 마리에 얼굴을 부딪쳐 한쪽 눈썹이 까지는 상처를 입었다. 타우너 박사도 박쥐와의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나중에 암만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거기야 말로 질병이 전염되기에 최적의 장소 같더군요."


동굴에는 여러 개의 갱도가 있었다. 주 갱도는 높이가 2.4m 정도 됐다. 채굴 작업 때문에 그곳에 살던 박쥐 대부분이 다른 갱도로 이사를 갔다는 게 광부들의 설명이었다. 오래지 않아 광부들과 대응팀은 갈색 물이 고여 있는 한 방에 도착했다. 여기까지가 광부들의 몫이었다. 이제부터는 과학자들 스스로 탐사를 해야 했다.


그 방은 3개의 갱도와 연결돼 있었는데 많은 박쥐들이 보였지만 물이 차올라 있어 들어갈 수는 없었다. 탐사를 하는 동안 대응팀원들은 땀으로 목욕을 해야 했다. 온도가 지상보다 6~8℃나 높은 데다 습기도 많아 방호복 속에 물이 고일 정도였다. 머리가 어지러워지자 암만 박사는 이제 그만 나가자고 동료들에게 말했다. 이것이 키타카 동굴에서 벌인 첫 번째 탐사였으며 이후로도 대응팀은 수차례 탐사를 계속했다.


어느 날 암만, 포멘티, 캠프 박사는 광부들이 '새장'이라고 부르는 외지고 으스스한 공간을 조사했다.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광부 중 한 명이 일하던 곳이었다. 또한 그곳에는 사람 한명이 기어서 간신히 지나갈 수 좁은 틈새가 동굴 깊숙한 곳까지 연결돼 있었다. 세 사람은 내친김에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190㎝의 키에 100㎏나 되는 거구였단 암만 박사에게는 고행의 길이었지만 보유 숙주를 꼭 찾아내야만 했다. 하지만 틈새를 빠져나가 처음 목격한 광경은 바닥에 죽어있는 수백 마리의 박쥐였다.


"이는 저희에게 불길한 징조였죠. 예상과 달리 이집트 과일 박쥐가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의 보유 숙주가 아닐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니까요."


만의 하나 박쥐들이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죽은 것이라면 대응팀은 다른 종류의 박쥐나 설치류, 혹은 진드기나 거미까지 이곳의 생물종들을 새로 용의선상에 올려야 할 판이었다. 이때는 언제쯤 조사가 끝날지도 모를 만큼 방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불안감을 누르고 세 사람은 증거를 수집했다. 죽은 박쥐들은 물론 살아있는 박쥐들도 몇 마리 잡았다. 그리고 다시 틈새를 통해 갱도로 나왔다.


"틈새가 자칫 무너지기라도 하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정말 불안하고 두려웠죠. 다시 하라면 절대로 못할 거예요."


현장탐사를 통해 대응팀은 총 800마리의 박쥐 샘플을 확보했다. 이들을 하나하나 해부한 과학자들은 혈액과 조직샘플을 미국 애틀랜타의 CDC로 보냈다. 샘플 속에서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의 흔적을 찾는 일을 주관하기 위해 타우너 박사도 CDC로 향했다.


그리고 1년 후. 대응팀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공동 저술한 논문이 발표됐다. 논문에 의하면 연구팀은 박쥐 샘플에서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의 항체와 마르부르그 RNA 조각들을 찾아냈다.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개체도 발견했다. 


타우너 박사와 동료들이 복제를 계속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박쥐 5마리의 샘플에서 분리해낸 것이다. 이는 이집트 과일 박쥐가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의 보유 숙주라는 더없이 확실한 증거였다. 또한 각 박쥐에서 분리된 마르부르그 바이러스는 유전적으로 모두 달랐다. 박쥐의 몸 속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며 나름대로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방증이었다.


샘플 분석 결과에 근거해 연구팀은 이집트 과일 박쥐의 약 5%가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키타카 동굴의 경우 약 10만 마리가 서식 중이므로 5,000여 마리가 감염됐다는 계산이 성립된다. 


이들은 매일 밤 동굴을 나와 어디로 향할까. 먹이활동 구역 내에는 주택이나 농장이 몇 개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특정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욱이 키타카 동굴은 아프리카대륙에 있는 많은 박쥐 동굴 중 단 하나일 뿐이다.


인플루엔자 연구의 권위자들도 다음번 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이 언제, 어떤 양상으로 찾아올지 예측하지 못한다.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협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부분이 불확실성의 영역에 남아 있다. 어쩌면 이는 감염성 바이러스가 가진 본연의 특징일지도 모른다.


인플루엔자 연구의 권위자들도 다음 번 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이 언제 찾아올지,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즉 판데믹에는 너무나도 많은 무작위적 변수가 있다. 행동에 옮길 수 있는 확실한 예측이 아닌, 거짓 자신감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이런 질병에 대한 예측은 대단히 조심스럽다. 그러나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사실이 인수공통전염병의 창궐을 넋 놓고 기다리다가 수많은 생명을 제물로 바쳐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예측이 곤란하다면 과학적 기반을 다져서 경계 태세라도 강화해야 한다. 인간의 레이더망에 걸린 바이러스에 대해 더 철저히 연구하고, 오지에서 발생한 인간으로의 숙주 이동을 신속히 탐지하고, 판데믹으로 이어지기 전에 조직적 노력을 통해 확산을 저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적절한 실험 도구와 기술을 사용해 바이러스를 신속히 식별하는 것. 새로운 바이러스의 특징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체 없이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행히도 이런 준비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돼 있다. WHO, CDC 등의 국제기구와 많은 국가의 보건당국들이 인수공통전염병의 창궐에 대비해 네트워킹시스템과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새로 창설된 조직들도 적지 않다. WHO의 글로벌유행경보·대응네트워크(GOARN),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프라퍼시(Prophecy) 프로그램, CDC의 특수병원균전담부서(SPB) 등이 그 실례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민간기구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기생충학자인 피터 다스작 박사가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고, 2005년 파퓰러사이언스가 선정한 10대 과학자 중 한명인 네이선 울프박사는 글로벌 바이럴이라는 흥미로운 기구를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럴은 구글로부터 일부 재정을 지원받아 다른 종으로의 바이러스 전염을 감지, 판데믹을 막는다는 목표 아래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야생동물 사냥꾼 등 다양한 사람들의 혈액 샘플을 제공받아 신종 바이러스를 탐색 중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이안 리프킨 박사팀의 경우 새로운 바이러스 진단도구의 개발에 한창이다. 


리프킨 박사는 동시에 DNA 샘플 수천 개의 염기서열을 신속 저렴하게 분석하는 '고속 대량 시퀀싱', 질량 분석에 의해 증폭된 게놈 조각의 실체를 파악하는 '매스택 피시알(MassTag PCR)', 수천 종의 병원균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그린e칩(GreeneChip) 진단 시스템' 등의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이들 과학자는 병원균에 맞서 인류 보건의 최전방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초병과도 같다. 침팬지나 박쥐, 쥐, 오리, 원숭이를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침투해 올 때, 그리고 그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돼 단 한명의 사상자라로 발생했을 때 이들은 누구보다 앞서 우리에게 경보를 울릴 것이다.


20세기 초반 록펠러 재단과 여러 기관의 질병학자들은 몇 몇 전염병들을 지구상에서 영원히 멸종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바 있다. 첫 타깃은 황열병이었지만 다 년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도 박멸에 실패했다. 말라리아의 박멸 시도 역시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 그 이후에 시도한 천연두의 박멸은 성공했다.


세 질병은 여러 가지 복잡한 차이점이 있지만 이렇듯 성패가 극명하게 갈린 이유는 아마도 천연두 바이러스의 단순한 생태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이 그렇다. 천연두는 보유 숙주도, 모기나 진드기 같은 매개체도 없으며 오직 인체 내에서만 생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멸종시키기가 손쉬운 상대였던 것이다. 


같은 이유로 지난 1998년부터 WHO와 여러 보건기관들이 시도하고 있는 소아마비 바이러스의 박멸도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아마비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의 박멸은 천연두, 소아마비와는 차원이 다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 에볼라처럼 직접 전염되든, 황열병처럼 곤충을 매개로 전염되든 마찬가지다. 


설령 병원균이 숙주로 삼는 박쥐나 영장류, 모기를 멸종시켜버려도 그 병원체가 모두 사라진다는 보장이 없다. 아니 멸종될 리가 없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게다가 이는 치열한 반발을 불러올 게 자명하다. HIV를 막기 위해 침팬지를 멸종시키겠다는 발상에 공감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인수공통전염병은 인간 세계가 자연 세계와 분리될 수 없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물론 엄밀히 말해 인간 세계, 자연 세계 같은 것은 없다. 누가 뭐라 해도 세상은 하나다. 인간은 그저 에볼라바이러스,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침팬지, 이집트 과일박쥐,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양한 RNA 바이러스들과 다를 바 없이 그 세상의 일원일 뿐이다.


우리 인간은 RNA 바이러스처럼 신속하고 다양하게 진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위험을 저지하고, 위험에 맞서 싸우고, 그들이 촉발할 판데믹을 사전에 막을 수는 있을지 모른다. 인류는 최소한 바이러스보다는 월등히 영리하지 않은가.


장기 부전 (臟器不全, organ failure) 인체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

프리온 (prion)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 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를 의미한다.

mRNA DNA의 유전정보를 해독, 세포질 안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 


출처 :그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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