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IT 삼국지'

理致, 順理, 事理~思理를 깨닫는 시간이 되시길...!

중국의 'IT 삼국지'

요즘 IT(정보 기술) 업계의 화제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토종 업체인 샤오미(小米)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챔피언이 된 지 2년 3개월 만에 중국 회사에 왕좌를 내줬다. 글로벌 시장 전체를 보면 삼성전자가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화웨이(華爲) ·레노버(聯想)·위롱(宇龍)·ZTE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 속에 지분을 잃어가고 있다.

5년 된 회사가 세계 1위이자 한국 간판 기업을 맹추격하는 현상이 충격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현상은 중국 IT 업체들의 거대한 천하 쟁탈전이 빚어낸 결과의 한 면에 지나지 않는다.

경쟁은 온라인 분야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 분야는 10여년 전부터 수많은 군소 업체가 혈투를 벌인 끝에 3인이 분할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온라인 게임과 SNS 업체인 텅쉰의 마화텅(馬化騰) 회장, 검색 엔진인 바이두의 리옌훙(李彦宏) 회장이다. 광속으로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쉬지 않고 노력한 덕에 이 젊은 창업자들은 각 분야의 제후로 등극했다. 하지만 냉혹한 자본 논리에 떠밀려 IT 공룡 3인방은 최근 서로에게 창과 칼을 겨누고 있다. 중원(中原)을 삼분했던 조조·유비·손권을 연상시킨다.

싸움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됐다. 마화텅은 자신의 영역인 모바일 메신저 부문에 전자상거래 기능을 첨가한 모바일 쇼핑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윈의 안방인 전자상거래 부문에 진출한 것이다. 또 마윈에게 도전하던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상청(京東商城)의 지분도 사들였다. 검색 엔진도 인수해 리옌홍에 도전장을 냈다.

마윈과 리옌홍도 가만있지 않았다. 마윈은 2조여원으로 모바일 브라우저 업체와 전자지도 업체를 사들여 스마트폰용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마화텅의 영역에 들어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리옌홍은 모바일 오픈 마켓을 인수해 마윈에게, 모바일 동영상 업체를 인수해 마화텅에게 각각 싸움을 걸고 나섰다. 이 3인방은 심지어 택시요금 경매 어플 인수까지 다투고 있다.

몸집 불리기는 IT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윈은 전자상거래를 넘어 동영상, 스마트TV, 금융업에 진출했으며 축구단까지 인수했다. 한국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을 연상시킨다. 이 공룡들이 스마트폰 제조에 나서 삼성전자의 경쟁자로 등장하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다.

3인의 최종 목표는 물론 중원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천하 통일을 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한국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고 있다. 4위인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회장이 미국 인재를 영입하고 일본 기술을 빌려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 제조에 성공한 것도 이 치열한 전쟁의 산물이다.

마윈(50), 리옌홍(46), 레이쥔(45), 마화텅(43) 등 4인 가운데 3인은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과 나이가 같거나 젊다. 게다가 기업가 정신과 전투력도 뛰어난 창업 1세대이다. 창업 3세대인 이 부회장이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됐다.

김기훈 프리미엄뉴스부 차장

출처: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8/19/2014081903948.html?cs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