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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웹이 만드는 미켈란젤로와 메디치

소셜웹이 만드는 미켈란젤로와 메디치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미켈란젤로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소셜웹 시대인 지금, 우리 모두가 메디치가 될 수 있습니다.

330일 시범운영을 시작한 텀블벅은 회원 800명에게 지금까지 총 2500여만 원의 후원금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텀블벅은 창작자와 후원자를 연결하는 공간입니다텀블벅에서는 누구나 최소 5천원으로 누군가의 꿈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처음 웹사이트를 연 3월말, 텀블벅에는 달랑 2개의 프로젝트만 있었습니다. 하나는 지인, 하나는 텀블벅 운영진이 올린 프로젝트였습니다. 두 프로젝트는 80만원과 45만 원을 후원받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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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이 지난 지금은 300~500만 원짜리 후원 프로젝트가 생겼고, 텀블벅과 연결고리가 없던 창작자들도 찾아오고 있습니다.

텀블벅의 성적표는 좋습니다. 지금까지 완료된 모든 프로젝트가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10개 중 절반이 목표보다 많은 후원금을 모았습니다.

지금까지 텀블벅이 모은 후원금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 모금액까지 합하면
2500여만 원이 됩니다.

텀블벅의 회원이
800명 정도이니 1인당 평균 3만 원 남짓 프로젝트에 후원한 셈입니다.

염재승 텀블벅 대표는
회원이 많은 건 아니지만, 가입하며 다들 후원금을 결제하고 중복 결제도 많이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각 프로젝트 후원자 3분의 2이상은 프로젝트 진행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창작자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선뜻 지갑을 연다는 건 그만큼 프로젝트가 매력적이란 뜻이기도 한 것입니다.

전방위이종문화리뷰지 <나불나불>프로젝트를 진행한 김민형 편집장은 후원금을 모으지 못한다는 건, 냉정하게 말하면 시장에 나가도 외면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며 소통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나불나불>과 같은 잡지는 후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신경이 많이 쓰였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불나불>은 무료로 배포하는 계간지입니다. 5호 발간을 앞두고 잡지 제작 비용 200만원을 목표로 510일부터 50일 동안 후원을 받았는데 마지막날까지 모은 금액은 226만 5천 원이었습니다.

기부가 아닌 후원은 창작자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창작자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수백 명이기 때문입니다. 텀블벅은 창작자가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게시판에 수시로 올리고 후원자에게 e메일로 연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자전거 후미등프로젝트 120만 원 모금을 성공한 박동희씨는 그동안 기금을 받거나 사비로 작업을 진행했는데 후원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업데이트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고 후원자와 소통하다보니, 프로젝트를 기록하고 스스로에게 자극이 됐다라며 일부러라도 후원자에게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알리는 글을 쓴다고 말했습니다박동희씨는 후원금으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자전거 후미등 시제품을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하고, 작업물은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텀블벅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 아닌 남의 꿈을 믿고 밀어주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퍼질 수 있다는 기대 말입니다. 창작자가 가족과 지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꿈을 설득하고 밀어달라고 이야기하는 게 어찌 쉬우랴.

오픈 소스 인공위성 프로젝트 열진공 챔버 모금을 진행하는 송호준 씨는 우리나라는 기부나 후원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실제로 돈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2, 3일만에 목표금액의 70~80%를 모아, 신기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송호준 씨는 개인이 참여하는 우주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2008년부터 오픈소스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준비해왔습니다. 송호준 씨가 프로젝트 비용을 마련하려고 팔던 티셔츠는 텀블벅에서 후원 상품이 됐습니다티셔츠 판매라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느낌은 많이 다르다고 송호준 씨는 말하고 있습니다. “같은 티셔츠이지만, 도와달라며 팔았을 때와 모금 상황과 진행 상황을 보여주니 더 좋습니다. 도와준다는 것에 중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꿈을 실현하는 걸 밀어준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습니다.” 송호준 씨는 524일 텀블벅에서 300만 원을 목표로 후원금을 모으기 시작해 마감까지 앞으로 3일 남았습니다.

텀블벅과 같은 목적으로 프로젝트 후원금을 모으는 웹사이트로는, 국내에 업스타트디스이즈트루스토리 등이 있습니다.


텀블벅 첫 화면

텀블벅에서 프로젝트 후원을 진행한 창작자들이 내놓은 후원상품

by 정보라 | 2011. 07. 06